계좌통합관리서비스 9일 시행…은행계좌 조회·잔고이체 한 번에

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권 계좌통합관리서비스' 시연 및 협약식에서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앞줄 오른쪽 여섯번째)과 하영구 은행연합회장(다섯번째) 및 16개 시중은행장들이 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계좌통합관리서비스(어카운트인포)가 9일 시행된다. 국내 은행을 이용하는 금융소비자는 은행에 개설된 개인 계좌를 온라인으로 한 번에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비활성계좌를 확인하고 그 안에 들어있는 잔액을 회수하거나 해당 계좌를 해지하기 위해 은행을 직접 방문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금융소비자는 오는 9일부터 개인이 보유한 모든 은행권 계좌를 온라인을 통해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다.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계좌에 잔액이 30만원 이하로 들어있으면 해당 계좌 비밀번호를 알지 못해도 다른 계좌로 바로 옮길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서비스 도입으로 소비자가 비활동성 계좌에 방치된 자금을 영업점을 따로 방문하지 않고 회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여러 비활동성 계좌를 한번에 정리할 수 있어 개인 재테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불필요하게 남아 있는 본인 계좌가 금융사기에 악용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권은 누적된 비활동성 계좌를 관리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해 이익이 된다. 또 은행 입장에선 전산시스템 운영에서도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 관계자들은 특히 보이스피싱이나 대포통장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도 있어 은행권에선 금융 안정성을 높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착오 송금 입금으로 원치 않는 분쟁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비활동성 계좌 1억개, 잠자는 돈 14조4000억원 풀린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은행에 개설된 개인 계좌 중 장기간(1년 이상) 거래가 없는 비활동성 계좌 수가 1억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개인 계좌 중 44.7%에 해당한다. 비활동성 계좌에 들어있는 잔액은 14조4000억원이다. 사회적 비효율이 크게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고객이 해당 은행과 거래를 중단해도 계좌를 해지하지 않아 계좌와 자금이 불필요하게 누적돼 왔다"며 "2014년 기준 개인 당 5.9개 계좌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비활동성 계좌는 2.6개다. 개인 평균 36만원이 해당 계좌에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감독당국과 은행권은 예금주가 계좌 존재 자체를 잊어버린 '잠자는 계좌'를 깨우기 위해 계좌통합서비스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계좌통합관리서비스가 9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면 10조원 이상이 시장으로 나오는 등 '머니무브’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서비스 대상 계좌를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개인 고객으로 한정했다. 법인이나 임의단체, 국고, 공동명의 계좌 등은 제외했다.

계좌 범위는 수시입출금식과 예·적금, 신탁, 당좌예금, 외화예금까지 포함했다. 보안계좌로 등록하면 조회되지 않는다. 마이너스 통장은 대출계약이기 때문에 대상에서 제외됐다.

 

증권계좌, 펀드 등의 해지 자금이 입금되는 연계계좌도 서비스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가 장기 미사용 계좌를 자발적으로 정리하자는 목적에 맞게 가급적 대상 계좌를 폭넓게 설정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모든 계좌를 공인인증서만으로 잔고 이전 해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소비자 보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온라인으로 모든 계좌 정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이 원치 않는 정보 유출 유려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구경모 금감원 은행감독국장은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계좌 정보는 일회성(휘발성) 정보다. 정보 저장에 따른 유출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한 것"이라며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민원 등 소비자 불편이 발생할 경우 계좌 개설 은행에서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내년 4월부터 은행권 계좌통합관리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용 채널을 온라인에서 모바일, 은행 창구로 넓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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