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FX서 VR로 보폭 넓힌 덱스터, 4DX 키우는 CGV

국내 멀티플렉스업계 1위 CGV는 스크린X를 통해 특별관 산업을 새로운 비즈니스로 활용하고 있다. 사진은 스크린X 대표이미지. / 사진=CGV

 

영화는 이제 예술이자 기술이다. 시각효과로 시작해 가상현실로 발걸음을 넓히는 덱스터 스튜디오(덱스터)와 다면 상영을 먹거리로 내세운 CGV 때문에 하는 말이다. 모바일과 IPTV 등 영화관을 대체할 콘텐츠가 많아진 점도 독자적인 기술개발로 기업을 이끄는 동력이다.

2011년 12월 설립된 VFX(디지털시각효과) 전문기업인 덱스터는 질주하는 폭주기관차다. 기관사는 영화 ‘국가대표’와 ‘미스터 고’ 감독으로 이름을 알린 김용화 대표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올해 덱스터의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40% 안팎 늘어난 360~3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도 덱스터는 2014년보다 39% 성장한 2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덱스터를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린 작품은 2013년 개봉한 영화 ‘미스터 고’다. 이 영화에서 재현한 컴퓨터그래픽과 시각기술이 중국에 알려지면서 2013년 덱스터 차이나를 설립하는 기폭제 역할이 됐다. 덱스터 설립자는 미스터 고와 국가대표, 미녀는 괴로워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이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덱스터의 올해 상반기 기준 프로젝트별 국가를 보면 중국 수주액이 394억원에 달한다. 중국 박스오피스 내 공상 및 액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승하고 있으며, 이런 영화의 특징은 VFX기술이 필수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덱스터는 지난해 12월에는 코스닥에 상장했다. 


전세계 영화계를 장악하고 있는 중국 완다그룹이 2대 주주라는 점도 대형 호재다. 서형석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전체 중국 VFX 시장은 5054 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한 콘텐츠산업 전공 학자도 “중국에서 대흥행한 영화(착요기, 미인어, 몽키킹)들 상당수가 CG를 필요로 하는 영화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 덱스터가 최근에는 VR(가상현실)로 발걸음을 넓혔다. 덱스터는 5일 VR 사업인 하우저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하우저는 VFX 기반 컴퓨터 그래픽 공간구현과 가상현실을 접목시킨 기술을 기반에 뒀다. 경쟁력 갖춘 VFX로 독자적인 VR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심산이다.

때마침 덱스터는 7일 금융당국을 통해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1087만주에 대한 무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이 덕에 지난 2일 1만4600원에 거래되던 주가는 8일 오후 현재 1만7600원으로 뛰었다.

대기업 계열사 발걸음도 재빠르다. 국내 멀티플렉스업계 1위인 CJ CGV(이하 CGV)는 자회사 4D플렉스(4DPLEX)를 통해 특별관 비즈니스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최근의 무기는 스크린X다. 스크린X는 다면상영 시스템이다. 극장 정면 스크린 뿐 아니라 양옆 등 다면으로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노준용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CGV가 2일 서울 용산에서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 나와 “기술개발은 선진국 축약형일 수밖에 없다. 격차를 줄이는 식이다. 그에 비해 스크린X 기술은 CGV 신사업 개발팀에서 아이디어가 나와 세계최초로 만든 기술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영화 기업들이 기술에 투자하는 까닭은 경쟁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모바일에 IPTV까지 대중화하하면서 영화관의 대체재가 급격히 늘었다. 때마침 웹 콘텐츠 시장 성장세도 이런 추세를 뒷받침한다.

최병환 상무도 이날 자리에서 “새로운 형태의 특별한 경험들은 시장에서 많이 요구하고 있다. 그래야 소비자들을 모바일 등에 머무르지 않고 극장으로 오게 할 수 있다”며 “아이맥스가 중국에만 350개가 있다. 새로운 경험에 대한 수요가 시장에서 굉장히 많이 생기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영화 관객수 성장세는 다소 정체되어 있는 모습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7일까지 올해 누적관객은 2억 명을 넘어섰다. 4년 연속 2억 관객 돌파다. 다만 관객 증가율은 매년 0.8~1%로 '아기 걸음' 수준에 그치고 있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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