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결제API 공개로 모바일 강점 살려…통신 데이타 등 활용 신용평가 개선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 본인가를 마친 광화문 K뱅크 준비법인 사옥 모습 / 사진=KT

KT가 이끄는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가 최종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Fintech) 사업 전반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시중 은행과 달리 비대면 서비스를 위주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이 사용자를 끌만한 서비스를 제공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한 핀테크 업계 전문가는 새로 출범하는 인터넷 뱅크는 시중 은행 수준의 신뢰도를 갖지 못하기 때문에 얼마나 특별한 서비스로 얼마나 고객에게 어필할 지가 중요하다면서 기존 인터넷 뱅킹과 달리 모바일 특성을 살린 차별화된 서비스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시장은 핀테크 사업에서 미국과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와 ICT(정보통신기술) 업계는 자기 시장 내 부족한 금융 기반시설을 디딤돌 삼아 모바일 결제, 금융 서비스를 확산시켜 왔다.

 

이에 비해 은행 지점이 골목마다 있고 금융 인프라가 충분한 한국 시장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도 많다. 다만 중국 핀테크 시장을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대형 ICT 기업이 이끌 듯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을 준비 중인 컨소시엄을 각각 이동통신업계와 모바일 플랫폼, 포털 업계를 이끄는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에 따라 KT는 자사 통신 서비스와 컨소시엄 주주 기업들이 수집한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중금리 대출을 선보인다. 카카오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강점을 살려 O2O(Online to Offline)등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간편 결제를 특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서비스의 주 대상은 청년층과 서민, 중소 자영업자들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만 설치하면 별도 결제 앱(App)을 내려 받을 필요가 없는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의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공개한다고 19일 밝혔다. / 화면=카카오
카카오는 19일 자사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의 API를 최초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API(App Programming Interface)는 특정 프로그램이나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응용 서비스를 만들도록 하는 인터페이스이다. 사용자가 자사 서비스에서 카카오페이 결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은 사업자는 카카오페이 API를 서비스에 적용하면 된다.

 

 

해당 API를 적용한 최초 서비스는 카카오 계열사인 로엔 엔터테인먼트의 멜론이다. 그러나 카카오가 API를 공개함에 따라 가맹사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카카오페이 결제 API를 활용하면 빠르고 간편하게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게 된다.

 

류영준 카카오 핀테크사업 총괄 부사장은 "카카오페이 결제 API 공개로 더 많은 가맹점들이 보다 쉽게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어 이용자 편의성 제고는 물론 매출 증대 효과도 얻게 될 것이라며 특히 중소기업,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등 소규모 가맹점들에게 온라인 결제 시스템 도입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 부담을 줄여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따로 공인인증서나 결제 서비스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앱 내에서 간편 결제를 이용할 수 있다. 이미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국내 메신저 1위 플랫폼을 이용해 카카오 페이지, 카카오택시, 게임 등 갖가지 서비스를 성공시켰다. 이런 서비스에 적용되는 간편 결제 서비스도 급성장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모바일 송금 서비스를 더해 이미 가입자 수 1000만을 돌파했다. 송금 서비스는 카카오페이에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SC제일은행, KDB산업은행, 대구은행, 제주은행, 신협, 7개 금융기관 계좌를 연결한 후 필요한 현금을 카카오머니로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이번 API 공개에 따라 카카오의 모바일 금융 및 결제 사용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오랫동안 중금리 대출을 인터넷전문은행 핵심 서비스로 강조해왔다. 중금리 대출은 기존 금융기관이 제공하던 대출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했던 틈새시장을 노린다. 젊은 층이나 서민, 자영업자들이 주 대상이다.

 

이를 위해 금융기관 거래 실적만으로 평가하던 기존 신용평가 방식을 다면화한다. 통신 서비스 사용실적과 컴소시엄 주주인 GS리테일의 편의점 거래 실적도 새로운 신용평가 데이터로 쓰인다. K뱅크는 새로운 신용평가 시스템으로 1차 금융기관보다 높지만 저축은행 등 2차 금융 기관과 경쟁할 수 있는 금리를 제공하려 한다.

 

이런 중금리 대출 상품은 소액 위주로 청년이나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이 이용하기 쉽다. KT는 가입자가 모바일 쇼핑 시에도 간편 결제와 함께 소액 대출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소액 대출 뿐 아니라 중소기업, 자영업자를 위한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도 나온다.

 

K뱅크 준비법인 안효조 대표이사는 “ICT와 금융의 융합을 통해 고객에게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여 금융혁신의 첨병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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