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임원 승진자 중 여성 비율 2.4%…포스코 등 6곳 0%

지난해 9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열린 ‘롯데그룹 채용설명회’에서 롯데백화점 최초 여성 임원 점장인 분당점장 김영희 상무가 특강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대기업 여성임원 승진 비율이 한 자릿수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높은 비율을 기록한 곳들은 대부분 유통기업으로 산업 군 편중 현상도 심각했다. 세계여성의 날인 8일 대한민국 재계 현주소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최근까지 단행된 30대 그룹 임원 승진자 성비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무급 이상 승진자는 총 3명에 불과했고 92%는 상무 급이었다. ​

 

그나마 상위권을 기록한 곳들은 유통기업들 일색이었다. 신세계(10.2%)는 유일하게 여성임원 비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CJ(5.7%), 현대백화점(5%), 롯데(3.8%)가 그 뒤를 이었다. 

 

전체적으로 여성 비중이 높은 유통기업들이 그나마 상대적으로 높은 임원 승진비율을 보였지만 이곳들 역시 남성 임원 숫자에 비하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다. 기업 오너가 여성인 신세계는 직급을 막론하고 조직 내 여성 파워가 특히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의 활동영역이 강조되는 곳들에서 여성승진자는 찾아보기조차 어려웠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96명의 임원을 승진시켰지만 여성이 단 1명도 없었고 포스코(33명)와 LS(31명)도 30명 이상의 임원 승진자 가운데 여성이 없었다. 한국타이어(23명), 금호아시아나(15명), 대우건설(12명)도 임원 승진자는 전부 남성이었다.

그외 한화(0.8%, 1명), 현대자동차(1.1%, 4명), KT(2.2%, 2명), GS(2.2%, 1명) 그룹이 여성임원 승진자를 배출하기는 했지만 비중이 30대 그룹 평균을 밑돌았다.

30대 그룹 직원 중 여성 비중은 24%에 달하지만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을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임원 승진자 37명 중 상무급이 34명(91.9%)이고, 나머지 3명(8.1%)만 전무급이었다.

전무급 승진자 중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장녀 장선윤 롯데호텔 전무와 조양호 한진 회장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를 빼면 조미진 현대차그룹 전무(인재개발원 부원장) 1명만 남아 오너일가가 아니면 사실상 전무승진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수치로 나타났다. 여성 임원 승진자 가운데 부사장급 이상은 아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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