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놓고 전문가 의견 분분

1월 23일 서울 시내 한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직원이 회수된 갤럭시노트7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갤럭시노트7이 리퍼폰으로 재출시된다. 안전성 문제를 놓고 전문가도 소비자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다시 사고가 발생하면 치명적이라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27일 자사 뉴스룸을 통해 회수한 갤럭시노트7 재활용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우선 갤노트7은 리퍼비시 폰(refurbished phone)으로 판매되거나 대여폰으로 활용된다. 반도체나 카메라 모듈 등 재사용 가능한 부품은 따로 추출해서 판매한다. 제품에 포함된 희귀 금속 물질 등은 친환경 방법으로 재활용 처리한다.

리퍼비시 폰은 고장 제품이나 중고품을 새것과 비슷한 상태로 수리한 제품이다. 주로 애플 아이폰 수리 시 많이 쓰는 방법이다.

그동안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삼성전자에 갤노트7 재활용과 친환경 처리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그린피스는 이번 결정을 반겼다. 다만 향후 검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구체적인 실행 과정과 세부사항 등은 그린피스, 소비자와 공유할 것을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리퍼폰 방식이 매우 조심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갤노트7은 발화로 인해 단종이라는 치명타를 입은 제품이다. 다시 실수한다면 삼성전자는 회복 불능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리퍼폰의 안정성에 대해선 예측을 달리했다.

이신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갤노트7은 안전 문제가 없었던 전작과 달리 새로운 부품들이 많이 들어갔는데 배터리 하나만 바꾸는 것은 위험해 보인다”며 “(리퍼폰 방식이) 현명한 결정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차하면 기업 명성이 무너진다”며 “갤노트7 리퍼폰이 보급되면 기내 탑승이 과연 가능할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사용 기간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이 교수는 “갤럭시노트7은 지난해 7월에 출시된 제품이다. 아무리 사용기간이 짧았어도 시간이 지나면 기기에 먼지가 많이 들어가게 된다”며 “스마트폰 수명이 2년여 정도라는 것을 감안할 때 리퍼폰이 얼마동안 버텨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자부품연구원 관계자는 “갤노트7 문제를 조사한 결과 배터리에서만 문제가 발견됐다”며 “회로나 다른 부품 등에는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리퍼폰은 안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설계상 문제였다면 확률적으로 더 많은 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갤노트7은 배터리 불량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맹성렬 우석대 전기전자공학 교수도 “분명 리퍼폰은 안전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지난번에 당한 전적이 있기 때문에 안전에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최신 전자기기들이 열을 내보내는 방열기능에 취약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과사용하는 이용자를 만날 경우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소비자 반응도 갈리고 있다. 기다렸던 갤노트7을 빨리 손에 넣고 싶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한번 폭발폰은 영원한 폭발폰이라는 반응도 많다. 이아무개씨(여·29)는 “한 번 망가진 제품은 다른 부분도 함께 망가졌을 것 같다”며 “새 휴대전화도 뽑기라고 할 정도로 질이 다 다른데 리퍼폰은 더 위험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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